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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을 넘보는 미러리스 - 2

알렌브라운 2017. 6. 16. 23:46

 

 

크기 및 조작성

 

전반적인 미러리스 시스템의 크기는 DSLR 시스템에 비해 작고, 일부 기종의 경우 제한적으로 자켓 주머니 등에도 휴대할 수 있다. 한편 카메라의 크기와 조작성은 일반적으로 비례하기 때문에 작은 카메라일수록 전반적으로 조작성이 부실해지며 미러리스라고 이를 피할 수는 없다. 따라서 소형화에 치중한 미러리스 기종들은 컴팩트 카메라와 다를 것이 없는 수준의 버튼배치와 조작성을 가진다.

 

이러한 사정은 중상급 미러리스 기종들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러리스 중에 작정하고 크게 만들어진 기종들을 가져와도 중급 DSLR과 비교하면 크기가 작은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보급형 DSLR과 비슷한 체격에 플래그십 수준의 수많은 조작계가 밀집되어 있으므로, 중상급의 DSLR에 비하면 휴대성 면에서는 유리하고 조작성 자체는 비등하지만 쾌적함이나 그립감, 큰 렌즈 및 플래시와의 밸런스 등에서는 불리해진다. 미러리스 제조사들도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상급 기종들에는 배터리 그립[36] 등의 액세서리를 충분히 지원하고 있다. 이런 경우 작은 체급으로 인한 불편함은 꽤 완화될 수 있다.

다른 관점에서 서술한다면, 많은 버튼과 다이얼을 요구할 만큼 카메라에 숙련된 유저들은 카메라의 크기에 따라 생기는 장단점 정도는 쉽게 이해하고 수월하게 적응하거나, 주관에 따라 다른 카메라를 선택할 수 있다. 오히려 시스템 카메라를 처음 접하는, 휴대폰 카메라나 컴팩트 카메라를 사용하다 입문한 계층에게 대부분의 보급형 미러리스는 컴팩트에 비해 한 체급 큰 크기로 그에 따라 충분한 조작계를 지원하며 모든 면에서 더 쾌적하고 배터리 용량도 상대적으로 충분하다는 관점도 있을 수 있다. 컴팩트 카메라처럼 LCD를 보며 조작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에 터치스크린 등의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받아들이는 것도 DSLR에 비해 쉬워지므로 조작성 면에서도 아직 발전의 여지가 충분하다. 다만 터치스크린이 그닥 유용하진 않는 데 조이스틱 및 다이얼로 빠르게 조절할걸 굳이 불편한 터치스크린을 쓸 필요가 없기떄문이다. 간단한 작업이라면 모를까 다른 용도로는 불편하다. 당장 하이엔드 바디로 나온 소니 a9에도 터치스크린이 달렸지만 유저들의 평에 따르면 오히려 조이스틱이 더욱 편리해서 터치스크린을 쓸 필요가 없다는 점. 전력소비떄문에 터치기능이 제한적인것도 한몫한다. 따라서 카메라의 크기는 절대적인 장단점이라기보다는 개별 사용자의 성향에 맞출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한 것이다.

 

이러한 소형화는 조작성의 문제뿐만 아니라, 배터리의 수명에도 연관이 있다. 작동방식상 센서와 이미지프로세서, LCD가 항상 작동하는 것만으로도 동급의 DSLR에 비해 전력소모가 심하므로[특히 센서크기가 커지면 더더욱 그럴수 밖에 없다.], 통상 배터리 하나로 최하 500컷에서 몇천장까지 찍을 수 있는 DSLR 과 달리 배터리 용량이 넉넉한 미러리스들도 대략 300컷 선에서 배터리가 소진되며 전원을 계속 켜 놓고 있을 경우 대기전력 소모는 더욱 심각해진다. 특히 EVF자체가 라이브뷰보다 전력소비가 굉장히 심한데다가 터치스크린 및 전자부품들 덕분에 전력소비가 높은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형화를 위해서는 배터리 크기(=용량)를 줄이는 경우가 보통이므로 제조사에서 보증하는 컷수조차 배터리 하나에 200컷 정도인 기종들까지 있게 된다. 때문에 촬영을 지속하지 못하게 되거나 배터리를 여러 번 갈아끼우게 되며, 배터리를 여러 개 준비하는 유저의 경우에도 배터리 가격을 비판하거나 저렴한 호환품에 의지하게 된다. 스마트폰과 같은 충전기를 이용하여 바디 내에서 충전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경우 보조배터리를 이용하여 충전하면서 찍을 수도 있으나, 이런 충전방식은 미러리스만이 가능한 방법도 아니며(따라서 미러리스 고유의 특성도 아니며) 스마트폰 등에서도 착탈식 배터리가 일체형 배터리보다 낫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만큼 합리적인 배터리 수명 및 가격은 여전히 중요하다.

 

라이카 SL처럼 아예 큰 바디에 큰 배터리를 탑재한 예가 있다. 핫셀블라드 X1D의 경우 DSLR에 쓰이는 배터리와 같은 스펙의 배터리를 쓰지만 여전히 짧은 편. 배터리자체가 바뀌지 않는 이상, 미러리스의 최대 단점으로 인식될것이다. 2017년 기준으로 미러리스 관련 기술이 많이 발전한 덕인지 터치스크린을 추가하거나 촬영갯수가 좀 늘었다. 물론 여전히 DSLR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라이브뷰로만 비교하면 미러리스가 훨씬 뛰어나다.

 

크기가 작으니 당연히 퍼포먼스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괜히 D5나 1dx mark 2가 일반 DSLR보다 큰 크기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다. 물론 이 두 카메라는 한쪽으로 특화된 카메라이지만 퍼포먼스를 위해 크기를 늘린 예라고 보면 된다. 제일 문제인 것이 바로 메모리카드. 아무리 좋은 메모리카드를 써도 바디내 처리속도자체가 떨어지면 제대로된 성능을 못낸다. 대표적으로 소니 미러리스들이며 아직도 UHS-1를 제대로 지원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차세대 메모리카드로 서서히 옮겨가는 상황이라 더더욱 높은 퍼포먼스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러리스 크기가 작은 이상 어찌할 방법이 없다였지만 a9은 a7크기임에 불구하고도 캐니콘 프레스바디보다 높은 성능과 스펙을 가지고 있다. 그 작은 바디안에 후덜덜한 기능들을 넣은걸 보면 단순히 돈문제지 불가능하다고 볼순없다.

 

 

 

 

미러리스의 일반적인 수동 줌렌즈(좌)와 전동식 줌렌즈(중), 그리고 팬케익 단렌즈(우)의 비교.

 

 

또한 렌즈의 크기도 중요한 요소로 언급되는데, 큰 판형을 지원하고 조리개도 빠른 렌즈들은 DSLR의 그것만큼 커지게 된다. 초창기 미러리스들은 휴대성 면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팬케익 형태의 얇은 단렌즈들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그 중 몇몇은 단순히 휴대성을 넘어서 그 성능으로도 격찬받았으나, 한편으로는 f3.5-5.6급의 보급형 줌렌즈(번들렌즈라고 불리는)들의 크기는 그렇게 작아지지 않았다는 면이 지적되었다. 이런 점에서 몇몇 제조사들은 수동으로 접어넣을 수 있는 침동식 줌렌즈를 보급하기도 했으나, 점차 제어기술도 발달함에 따라 컴팩트 카메라에서 보던 것과 비슷한 방식의 전동식 줌렌즈가 여러 제조사들의 대세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광학적으로 렌즈의 크기는 무작정 줄일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미러리스의 목적이 무조건 소형화에 있는 것도 아니다. 최상급 렌즈 라인들이나 프로급 사용자를 지향하는 시스템의 경우 제조사의 의도에 따라 크기를 오히려 늘리면서 성능에 치중하는 경우도 있으며, 더욱 화소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DSLR용의 신형 렌즈들도 점점 커지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물론 위의 경우처럼 바디와의 밸런스가 산으로 가고, 렌즈의 가격이나 크기 때문에 DSLR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허나 단일 조합 내지는 렌즈 두세 개 수준의 시스템을 넘어서 렌즈군을 넓게 꾸리게 될수록 작정하고 줄일 때 얼마나 작아질 수 있는가 가 두드러진다. 예를 들면, 판형을 유지하면서도 렌즈를 장착하지 않은 DSLR보다 작으면서 당장 촬영이 가능한 미러리스+소형 렌즈 조합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소형화된 단렌즈 몇 개로 시스템을 꾸리면 이전과 동등한 화질을 얻으면서 가방을 가볍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은 분명하다. 특히 고성능이면서 소형인 렌즈들이 많이 나온 편이다. 대표적으로 라이카 및 자이스 . 그에 반해 DSLR은 이런 렌즈들이 매우 적고 한정적이다.

 

 

 

 

기계적 신뢰성

 

이론적으로 미러리스 카메라 바디 내에서 고속으로 움직이는 부품은 기계식 셔터뿐으로, 기계적으로 고장나거나 수리할 여지가 매우 적어지게 되며 DSLR에서는 흔한 핀교정에서도 자유롭다. 즉 물리적인 신뢰성의 측면에서는 DSLR보다 우위를 점한다.

 

하지만 시판되는 미러리스 카메라들의 신뢰성은 그렇게 높지 않은 편이며, 오히려 오래 된 DSLR보다 떨어지는 경우도 잦다. 이것은 전자뷰파인더를 위해 상시 작동해야하는 센서에 피로가 누적되며, 덩달아 내부 프로세서들도 피로가 누적되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단 센서의 내구도가 단순히 잦은 사용으로 하락할 수준이 아니기에, DSLR보다 빠른 변화로 짧아진 교체주기에 맞추어 내구 연한을 길지 않게 설계하는 탓일 가능성도 상당히 크다. 최근 전자제품의 추세대로 미러리스 역시 사소한 고장도 보드 전체를 교체하는 식으로 수리해야 하는 경우가 잦다. 보드수리는 보통 10~20만원대의 금액이 요구되는데, 현재의 시장상황에서 3년 정도만 지나도 대부분의 보급기종들은 수리비=중고가격이거나 중고가격보다 더 비싼 경우도 생긴다. 이럴 경우, 카메라를 버리고 새로 사는 것이 더 효과적이며 제품의 수명은 거기서 끝이다.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미러리스는 수리를 할 필요가 없는 카메라가 아니다. DSLR과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DSLR에서 발생하는 유형의, 즉 바디의 문제로 인한 AF오차가 생기지 않는 것이다. 때문에 이전의 렌즈들은 보통 광축 틀어짐이나 해상력 점검 등으로 렌즈 정렬을 교정하기 위한 구조들을 가지고 있으며 수리기사가 조치하기도 쉽게 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미러리스 렌즈들은 중상급의 제품에서도 그런 배려가 되어 있는 경우가 적으며 걸핏하면 모듈 교체를 요구하게 된다. 수리 및 점검빈도가 적고, 보다 소형경량화시키기 위해 그렇게 설계된 것이므로 일장일단은 분명 하나 상급 사용자가 업무용으로 사용하거나 그에 준하는 후속서비스를 원할 경우 당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하는 것이다. 더욱이 캐논,니콘만큼 서비스를 제대로 해주는 카메라 회사가 거이 없다는 점도 한몫한다. 소니용으로 나오는 자이스 바티스렌즈군의 경우 아예 OLED 디스플레이가 달려있는 데 2~3년마다 바꿔 끼워야한다는 공식 답변이 있었다. 미러리스 특성상 렌즈조차도 모두 전자식으로 움직이기 떄문에 더더욱 조심해서 쓰는 수 밖에 없다. 이 떄문에 미러리스를 위한 수동렌즈가 인기를 끌고 있다. 왜냐하면 고장날 이유가 전혀없기떄문이다. 떨어뜨리지 않는 이상 물론 라이카 및 RF렌즈가 아닌 이상 길쭉한 어댑터를 끼워야하기 때문에 팬케이크렌즈급이 아닌 이상 더 길어질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아예 미러리스 전용 수동렌즈가 출시되고 있다.

 

 

 

 

인지도 및 발전동향, 전망

 

한마디로 미러리스의 미래는 밝다.

초창기 미러리스 제품들은 그 렌즈군이나 확장성, 또한 성능 면에서 하이엔드 카메라와 보급형 DSLR 사이의 무엇인가에 지나지 않았으며, 시장에서의 위치도 그러하였다. 이는 DSLR이 이미 기술적으로 원숙해져 있던 반면 미러리스는 이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부분들도 실용화되는 것이 늦었으며, 때문에 초기의 미러리스들은 DSLR과 동등한 화질을 얻을 수 있으나 다른 성능이나 시스템 면에서 DSLR보다 열등하게 여겨졌다.

 

아시아 방면에서는 미러리스의 보급이 일찍 이루어졌지만 북미나 유럽 등지에서는 그러지 못했는데, 그 이유로 해당 지역의 보수적인 성향 등이 언급된다. 본격적으로 SLR 형태를 가진 상급 미러리스 기종들이 우수한 성능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북미, 유럽 등지에서도 미러리스가 DSLR을 대체할 수 있는 기기라는 인식이 생기게 되고,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게 된 것이다. 또한 미러리스 시스템들이 고급 사용자 및 업계의 촬영환경에 대한 배려가 되어 있는지도 중요하다. 이는 곧 기본적인 성능 외에 조명장비와의 호환성이나 고급, 특수 렌즈군의 보유이며, 기존 전문가들의 시스템을 전부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시간이 갈수록 미러리스 제품군도 양과 질 면에서 모두 다양해지기 되어 가기 때문에 점차 해결될 문제이다. 판형도 다양화되었고 중형 포맷의 제품도 얼마든지 개발될 수 있으므로 조명 장비, 동조속도 문제 등까지 해결되면 스튜디오 등의 현장에서도 얼마든지 미러리스를 운용할 수 있다.

 

한편 카메라의 기계적 구성요소들에서 가장 크게 변화할 부분은 셔터이다. 기계식 셔터의 존재는 소형화에 대한 큰 걸림돌 중 하나이기도 하다. 고속(동조속도 1/160~250s 수준)으로 정밀하게 주행하는 셔터유닛은 생각보다 부피가 크며 단가도 비싸다. 또한 미러리스 카메라는 SLR 카메라와는 다르게 라이브뷰가 상시 활성화되어있기 때문에 열려있던 셔터가 닫히는 동작이 추가되는데, 이로 인해 셔터랙이 길어지고 동조속도와 그보다 느린 셔터속도에서 셔터쇼크가 발생할 수 있고 많은 기종들이 이 문제를 안은 채로 시판되었으며 단종되었다. 선막-후막 동작 중 선막을 전자식으로 대체한 전자선막 셔터가 기본적인 보조기능이자 진동제어에 확실한 대책으로 인식되었으나 결국 셔터막의 존재는 여전하다. 물론 셔터막 자체는 리프셔터나 전자셔터를 사용하지 않는 모든 카메라에 존재할 수 밖에 없는것이긴 하다. 기계식 셔터를 유지하는 이유는 결국 전자셔터 기술이 완벽해지지 않았기 때문인데, 현재 사용 가능한 전자셔터 방식인 롤링셔터는 센서를 평행한 열(row)로 나누어 상면 또는 하면부터 순차적으로 읽어내기 때문에 고속으로 이동하는 피사체를 촬영하는 경우 신호수집 시간의 차이로 인해 피사체가 기울어져보이는 젤로현상이 일어난다. 또한 이로 인해 이미지 프로세서의 성능이 부족한 기종은 화질까지 덩달아 저하되는 등의 단점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젤로현상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신호 수집이 고속화된 롤링셔터나 글로벌셔터등이 도입되면 상위 제품에서도 기계식 셔터를 제거하고 20fps 이상의 고속연사 등을 지원하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에 사용되는 것이 바로 DRAM 적층형 CMOS(인데, 지금까지는 비용 문제로 스마트폰 카메라 등에나 부분적으로 쓰였을 뿐이다. 하지만 소니가 2017년 풀프레임 센서에 이것을 도입해 만든 A9은 획기적인 20FPS의 연사속도와 더불어 글로벌셔터로 롤링셔터를 철저하게 억제했으며, 무지막지하게 빠른 센서와 프로세서의 처리속도로 연사시 시야가 차단되는 블랙아웃을 완전히 제거했다. 미러리스나 DSLR의 구분에 앞서서 디지털 카메라의 판도를 갈라놓을 만한 기술이라는 평가가 일색이며, 미래의 카메라의 발전상을 제시하였다. 갈수록 센서의 생산 단가는 낮아지고, 신호 처리속도는 빨라질 것이니 미래에는 기계식 셔터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반면에 DSLR은 말 그대로 반사식 카메라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절대로 구조적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DSLR이 나온지 20년이 지났지만 초창기에 비해 크기가 전혀 작아지지 않았다는데서 그 한계를 알 수 있는데, 즉 현 상태 이상으로는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당장 고급 DSLR들이 연사속도를 높이는 방법이 미러를 고정해서 촬영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미 더 이상의 발전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껏 해봐야 더 빠른 저장속도나 사용성 개선 정도일 뿐이다. 게다가 초고속으로 운동하는 미러박스는 결국 고장날 위험이 높은 기계적 요소일 뿐이다. 같은 이유로 기계식 셔터도 조금씩 사라지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실질적으로 더 이상 필요할 이유도 없는 반사식 시스템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 미러리스의 기계적 신뢰도가 낮다고 하는데, 같은 수준으로 무식하게 크고 단단하게 만들면 미러리스는 되려 DSLR보다 훨씬 튼튼하다. 좋은 예시가 동급보다 부피와 무게는 작으면서 돌덩이같은 내구도를 가진 소니의 A99ii.

 

물론 상하주행식 셔터막에 비해 대중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기계적 완성도나 성능만을 놓고 보자면 훨씬 우월한 리프셔터도 좋은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리프셔터는실상 모든 셔터속도에서 스트로보 고속동조가 가능하며 셔터랙과 셔터쇼크가 사실상 없는 편이며, 기술의 발전으로 1/4000에서 1/8000초 정도의 초고속 셔터속도까지 구현할 수 있게 되었기에 실질적으로 주행식 셔터의 완벽한 상위 호환이다. 심지어 크기도 매우 작아서, 핫셀블라드의 중형 미러리스는 바디 내 셔터박스를 완전히 제거해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하지만 렌즈 자체에 셔터를 내장한다는 차이점 때문에 아직까지는 널리 사용되지 못했고, 대형/중형 카메라와 일부 레인지파인더, 컴팩트 하이엔드에 포함되었을 뿐이다. 기계식 셔터가 살아남는다면, 아마 주행식 셔터가 리프셔터로 바뀌어 남아있게 될 것이다.

 

사실 2017년 기준으로 모든 카메라사업이 많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라 DSLR이든 미러리스든 미래가 밝지 않는 상황이다. 이유는 바로 스마트폰이다. 카메라에 어느정도 지식이 있는 유저라면 모를까,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는게 아닌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실시간 공유가 쉽고 휴대하기에도 편리한 스마트폰이 있는데 굳이 카메라를 쓸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은 카메라 모듈 뿐만 아니라 각종 처리기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고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로 어마어마하게 발전하고있다. 심지어 아이폰 7 plus는 지금까지는 큰 판형의 소위 전문가용 카메라만의 전유물이었던 얕은 심도까지 전자적으로 구현했다! 이로인해 콤팩트 카메라 시장은 죄다 사라졌으며 DSLR과 미러리스도 스마트폰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이 이를 미리 알아채고 카메라사업에서 철수한 이유중 하나다. 캠코더 및 비디오 카메라 시장은 애초부터 일반인이 접근할 만한 시장이 아니고 악세사리 값이 장난아니여서 별 상관없지만, 카메라는 훨씬 널리 쓰이는 물건인데 이것이 스마트폰으로 상당 수준 대체되기 때문에 많은 카메라회사들이 고민하는 중이다. 마이크로 포서드는 초반에 선전하다가 소니 E마운트에 밀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소니는 기존에 사진을 찍던 사람들과 새로운 카메라 소비자층 모두를 휘어잡겠다는 전략으로 철저히 풀프레임 위주의 전략을 펼치고있다. 덕분에 E마운트의 APS-C 크롭 바디/렌즈는 완전히 찬밥신세다. 그나마 A7 라인업이 보급/전문/동영상 정도로 나뉘어서 크롭 라인업을 대체하는 편이지만, 이쪽도 갈수록 보급 시장을 무시하는 듯 하다. 하여튼 전체적으로 카메라 시장이 많이 위축되어서 점점 고급화 및 가격상승이 되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DSLR 점유율이 낮은편이긴하지만 미러리스 점유율이 매우 낮은편이라 미래가 어두운편이다. 파나소닉의 경우 철수한다는 기사가 나왔고, 공식적으로는 철수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으나 구조조정을 실행하고 있다. 이는 다른회사들도 마찬가지.

 

 

물론 이런 사이에 소니 미러리스는 미국내 풀프레임 판매량이 캐니콘을 추월하며 그 저력을 과시하는 등, 기존 카메라 사용자와 시장의 보수적인 성향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더욱 단단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최초로 프레스급 미러리스인 A9을 발표하면서 혁신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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